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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Bowlby: 근접과 보호 및 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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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entality
작성일19-01-07 22:17 조회1,19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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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wlby의 중요한 기여는 아이가 양육자에게 애착하는 행동이 생물학적인 진화에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한 점이었다. Bowlby는 동기 체계로서 애착의 근본적 속성은 양육자와 물리적인 근접성을 유지하려는 유아의 절대적인 필요에 기초한 것으로,이것은 단지 정서적인 안전을 증진하는 것만이 아니라,사실상 문자 그대로 유아의 생존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했다. 우리 조상들이 적응해야 했던 자연 환경에서는 수많은 포식동물과 목숨을 위협하는 다른 위험 요소들로인해,유아가 보호자와 떨어져 몇 시간은 고사하고 몇분이라도 살아남을 가능성은 극히 낮았다 (Main, Hesse, & Kaplan, 2005). 따라서 Bowlby가 말한 애착 행동 체계(attachment behavioral system)는 생존과 재생산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진화에 의해 고안된 것이다. 이처럼 애착 체계는 젖을 먹이고 짝짓기를 하는 것과 같이 인간 유전 프로그램의 한 요소인 것이다(Bowlby,19效/1982).

위협과 불안정에 처했을 때 나타나는, 선천적이면서 본능에 의해 유도되는 반응 들의 이런 집합은 다음 세 유형의 행동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1. 보호해 주는 애착 대상을 찾고 살피며 근접성을 유지하려고 애쓰기. 애착 대상은 특정한 한 사람일 수도 있고 여러 명의 애착 대상으로 이루어진 작은 위계에 속한 한 사람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런 인물은 보통 친족이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누구든 아이가 가장 밀접하게 관계하는 사람(엄마나 아빠 혹은 다른 양 육자)이 애착 위계에서 맨 위에 있을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아이가 가장 선호하는 인물에게 돌아가는 이 자리는 실제로 주로 엄마가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것은 아이가 엄마와 관계하는 정도와는 무관했다. 1)아이가 울고, 매달리며, 애착 대상을 부르고, 그 대상에게 기어가는 행위는 모두 어린아이에게 생물학적으로 입력되어 있는 행동 유형의 일부로서 근접성이 주는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2. 낯선 상황과 경험에 대한 탐험을 가능하게 하는 ‘안전 기지(secure base)’ (Ainsworth의 표현을 빌리자면)로 애착 대상을 활용하기(Ainsworth, 1963). 안전 기지 현상을 보여주는 예로 잘 알려진 Margaret Mahler의 관찰연구에서 걷기 전의 유아와 걸음마를 땐 유아들이 잠시 엄마에게서 떨어져 탐험을 하고 난 뒤 다시 한 번 탐험을 시작하기 전에 ‘재충전’ 을 하려고 잠깐 동안 엄마에게 되돌아오는 행동을 생각해 보자(Mahler, Pine. & Bergman, 1975). Bowlby.가 탐험 행동 체계(exploratory behavioral system)라고 명명한 것은 애착 체계와 긴밀한 관계가 있다. 아이에게 필요할 때 애착 대상이 보호와 지지를 제공해 주는 안전 기지가 되어 준다면, 아이는 보통 자유롭게 탐험한다. 반면, 애착 대상이 일시적으로 부재하면,탐험은 갑자기 중단된다.

3. 위험한 상황과 놀란 순간에 ‘안전한 피난처(safe haven)’ 로서 애착 대상에게 달려가 기. 인간은 땅 위에 사는 다른 영장류와는 공통적이지만, 영장류가 아닌 많은 다른 종과는 달리, 위협에 직면하면 안전을 얻기 위해 굴이나 동굴과 같은 어떤 장소를 찾는 것이 아니라 ‘더 강하고/강하거나 현명하다.’ 고 여겨지는 사람과 함께하려고 한다(Bowlby, 1988, p. 121). 유아의 생존에 대한 내외적인 위협과 ‘자연적인 위험의 단서’ (예컨대, 어둠, 큰 소리, 낯선 환경),그리고 엄마와의 실제 혹은 곧 일어날 것 같은 분리는 모두 애착 행동의 특징인 근접성을 추구하는 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

Bowlby가 처음 이론을 정립하기 시작했을 때는 물리적 근접성 자체가 애착의 ‘정해진 목표’ 였다면,이후에 이 관점은 정교화되고 좀 더 다듬어졌다. 물리적 근접성은 그 자체로서도 중요하지만,그것은 또한 위안을 주는 양육자가 곁에 있음을 알려 주는 상징이기도 하다는 것을 Bowlby 스스로 깨닫게 되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애착 행동의 목표는 현재의 위험에서 보호받는 것뿐만 아니라,양육자의 지속 적인 가용성(availability)에 대한 확인이기도 하다. 또한 양육자가 물리적으로는 접근 가능하지만 감정적으로 부재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Bowlby는 애착 대상의 ‘가용성’ 을 그저 접근 가능성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적인 반응성의 문제로도 정의했다.

그는 마침내 애착에 대한 이런 확장된 이해에 명백하게 내적인 차원을 추가하여, 애착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양육자의 가용성에 대한 아이의 평가이며,현재 시점에서의 평가는 주로 아이가 과거에 양육자의 가용성에 대해 어떤 경험을 했는가에 달려 있다고 역설했다(Bowlby, 1973). 유사한 맥락에서 Sroufe와,Waters(1977a)는 애착 체계의 정해진 목표는 주로 양육자와의 거리 조절이 아니라 ‘안전의 느낌 (felt security)’ 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런 느낌은 아이의 주관적인 상태로서,양육자의 행동뿐만 아니라 아이 자신의 기분과 신체적인 상태 및 상상을 포함한 아이 의 내적인 경험에 의해서도 결정된다.

Bowlby가 처음에는 유아와 어린 아동의 행동에 초점을 두었지만,결국 애착을 형성하고자 하는 생물학적인 욕구의 발현은 전 생애에 걸쳐 중요하다고 믿게 되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염두에 두어야 한다. 통계 자료와 일상의 경험은 그의 이런 신념을 암시적으로 뒷받침한다. 보험 통계에 의하면 배우자와 가까운 친구 둘다 있거나 혹은 어느 한쪽이라도 있는 사람들이 소외된 삶을 사는 사람들보다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와 마찬가지로 거의 보편적인 경험 자료에 의하면, 2001년 9월 11일에 일어난 사태와 같은 위협의 순간에 사람들은 가까운 사람들을 찾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위협이 극심할수록 연결되고자 하는 욕구는 더 강하며,글자 그대로 피부끼리 접촉하는 근접성을 통한 연결을 원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신체적 친밀함은 유아의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인데,이것은 좀 더 연령이 높은 아동과 성인에게도 감정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요소로 흔히 경험될 수 있음이 분명하다.

사람들은 전 생애에 걸쳐 자신이 가장 애착되어 있는 대상의 신체적, 감정적인 행방,즉 가용성과 반응성을 점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애착의 정해진 목표로서 근접성에 안전의 느낌이 추가된 이상,애착은 우리가 성장하면서 탈피하는 유치한 의존성이 아니라 지속적인 인간의 욕구로 간주되어야 한다. Bowlby(1980)는 이 것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다른 사람들에 대한 친밀한 애착은 한 인간의 삶이 그것을 구심점으로 해서 움직이는 것으로,이는 걷기 이전의 유아나 걸음마를 뗀 유아일 때뿐만 아니라 사춘기와 성년기를 거쳐 노년기까지 지속된다(p. 442).

그렇다면 초기 아동기와 생애 전반에 걸쳐 안정 애착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무엇 인가? Bowlby는 그가 살았던 시대에 제시되었던 정신분석학적 설명,예컨대 건전한 발달과 병리적인 발달의 근원을 아이의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실제 관계에 두지 않고 오로지 아이의 환상에만 두었던 Meknie Klein의 이론과 같은 설명에 대해 깊은 불만을 품고 있었다. Bowlby는 1989년 사망하기 일년 전쯤 이루어진 Robert Karcn(1994)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비전을 제시했다.

나는 부모가 아이를 대하는 방식과 같이 실생활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이 발달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하다는 관점을 갖고 있었고,Melanie Klein은 그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 내적인 관계가 외적인 관계를 반영한다는 생각은 그녀의 머릿속에 전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p. 46).

Bowlby는 정신분석 훈련을 받는 동안 Klein에게서 슈퍼비전을 받았다. 그는 불 안이 극심한 한 남아를 일주일에 5일씩 만나 치료하는 동안 불안감이 극도로 심한 이 어린 환자의 어머니를 만나고자 했지만 Klein이 이를 금지했는데, 이때 그는 낙담했다. 하지만 이 남아와 치료를 시작한 지 3개월 뒤 아이의 어머니가 격정성 우울증으로 입원하게 되었는데,이때 Klein이 보인 유일한 반응은 이제 아이를 치료실로 데려올 사람이 없다며 곤혹스러워한 것이었다. Klein의 이런 반응에 Bowlby의 낙담은 혐오로 변했다.

이 불쌍한 여인이 신경쇠약으로 무너졌다는 사실은 Klein에게 아무런 임상적인 관심사가 되지 못했습니다. …… 솔직히 말해 이것이 나를 소름끼치게 했습니다. 그래서 그때 이후로 줄곧 내 삶의 사명은 실생활의 경험이 발달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었습니다(p. 46).

Bowlby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들로부터 우리가 어떤 대우를 받았는가의 현실을 강조한 것이 그 시대 정신분석적 관습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은 그가 그런 현실을 강조한 이유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아마도 더 중요한 이유는 극단 적인 상황에 처한 아동들과의 만남,특히 빈곤이나 이혼 혹은 상실로 인해 엄마와의 관계가 붕괴된 아동들과의 만남이었을 것이다. Bowlby는 1930년대 후반에 런던의 아동지도센터 (Child Guidance Center)에서 정신과의사로 일하는 동안 비행 청소년을 치료하고 연구하는 데 거의 3년을 보냈다. 그리고 어린 시절에 겪은 장기간의 분리가 끼친 파국적인 영향을『44명의 청소년 절도범: 그들의 성격과 가정생활(Porty Four Juvenile Their Characters and Home-life)(1944)에 상세하게 기술했다. 이 연구의 결과로 Bowlby는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위임을 받아 1949년에 제2차 세계대전의 여파로 집을 잃게 된 아이들이 감정적인 차원에서 겪는 불운에 대한 논문을 쓰게 되었다(Bowlby, 1951). 마지막으로 Bowlby는 런던의 태비스톡클리닉 (Tavistock Clinic)에서 아동 치료 부서의 부국장으로 일하면서 유아가 부모와 떨어져서 장기간 입원하거나 시설에서 지낼 경우 정신적으로 피폐해지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

분리와 상실의 실제 현실은 그가 관찰했던 비행아동과 집을 잃은 아동 그리고 입원한 아동에게 도저히 부인할 수 없는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Bowlby(1969/1982)는

이런 영향이 고통스러운 현실에 대처하기 위한 아동의 노력을 반영하는 일련의 반응에서 규칙적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외상성의 분리에 대해 아동이 보인 최초의 반응은 항의(protest)였고,그뒤 절망(despair)으로 이어졌으며,마침내 거리두기(detachment) 로 나타났다.

분리와 상실에 대한 Bowlby의 연구가 인간 발달의 이해에 대한 그의 접근방식에 깊은 영향을 주었지만,이런 종류의 정신적 외상이 그의 연구의 일차적 초점이 되었던 주된 이유는 이런 경험이 실증적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과학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대상이었기 때문이다(Bowlby, 1986; Bretheiton, 1991). 대조적으로,Bowlby는 전쟁의 혼란으로 유린당한 아이들에 대해 그가 쓴 세계보건기구 논문에서 이런 분 리와 상실의 외상에 비해 조사하기가 훨씬 더 어렵지만 이와 마찬가지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성적으로 부적절한 양육에 대해 언급했다. 같은 보고서에서 그는 건강한 발달을 위해 “유아와 아동은 자신과 엄마가 모두 만족과 즐거움을 느끼는 따뜻하고 친밀하며 지속적인 관계를 경험해야 한다.”라고 이론화했다(Bowlby, 1951,p. 13). 요점은 다음과 같다. Bowlby는 분리와 상실의 외상보다 좀 더 보편적으로 심리적 발달을 형성하는 것은 부모와 아이 사이의 지속적이고 일상적인 상호 작용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이것을 연구할 수 있는 경험적 도구가 없었다. 그러나 머지않아 이와 같이 일상적이지만 연구하기가 극히 어려운 상호작용은 Bowlby의 동료인 Mary Ainsworth의 탐구 주제가 되었다.

1) Bowlby에 의하면 유아가 엄마와의 근접 성을 더 추구한다는 사실은 애착이 주로 가용성과 관련된 다는 현실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Mary Main은,스웨덴에서 수행된 몇 개의 연구들을 인용하면서,심지어 엄마가 밖에서 일을 하고,아버지가 사실상 주양육자인 경우에도 여전히 엄마가 강력하게 선호되는 사람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Main은 이 런 ‘놀라운 발견’ 에 대한 설명으로 유아가 자궁에서 나오기 전부터 엄마가 주된 애착 대상이 될 것임을 어느 정도 보증해 주는 태내 경험(자궁 안에서 엄마의 목소리에 노출되었고 즉각적으로 그것을 선호하는 것과 같은 경험)을 제안한다.

David J, Wallin 애착과심리치료(Attachment in Psychotherapy) 김진숙, 이지연, 윤숙경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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